요소수 사태로 점차 주목받고 있는 그 뒷 배경부터 현재 진행 근황까지 정리해 봅니다. 결국 이것이 어디서 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단지 요소수에만 주목하여 지금 요소수로 인한 급등주를 찾는게 아니라 더 큰 뒷배경을 봐야 더 큰 그림을 이해할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지금 요소수 문제는 중국의 석탄 공급량을 제한했기 때문인데요. 지금 단지 국내 뿐만이 아니라 해외도 공급망 붕괴로 대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테이퍼링을 비롯 내년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런 일련의 공급망 붕괴로 정작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스태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분쟁의 시작 그리고 중국의 환경 대국의 야망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사실 2016년부터 이래저래 마찰이 크고 작게 있어왔습니다. 호주의 중국인 유학생들 문제 그리고 부동산 사재기 등 내부적으로는 티격태격 해왔지만 중국은 여전히 호주에 대해서 가장 많은 호주산 자원을 수입하는 VIP 고객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호주에서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게 되자 2020년 호주가 중국의 코로나 역학 조사를 정밀히 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이 기폭제가 되어 보복성으로 호주산 쇠고기 수입 규제를 시작으로 호주산 보리, 와인에도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는데요. 그러자 호주는 철광석 가격을 엄청나게 올려버렸고 나중에는 중국에 수출 제한까지 해버렸습니다. 중국은 호주 철광석에 대해서 이미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콩고 탄광이었는데요. 중국은 호주 철광석 수입 비중 조절을 위해 콩고 정부 소유의 탄광에 많은 투자를 했고 채굴권을 가졌기 때문에 호주 철광석 압박에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콩고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정부를 전복해 버렸고 기존 계약이 무효화 되는 바람에 계획이 완전히 틀어져 버린 것입니다.
거기에 시진핑 주석의 중국의 공기질 및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공약도 불을 붙였습니다. 사실 그 이전부터 삶의 질이 확 올라간 중국인들은 맑은 공기에 대한 열망이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 베이징을 방문해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베이징의 대기 질에 대해 잘 알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연임을 위해 민심을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정책으로 공동 부유와 함께 전체적인 중국의 환경 개선을 공약으로 했고 그에 따라 천천히 내부 석탄 광산등을 폐쇄하고 줄여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안그래도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조치로 갑작스럽게 중국은 준비도 못한채로 화력 발전이 주를 이루는 중국에서 전력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중국 공장에 쓸 전력도 모자라 제련 공장들도 멈추게 되었고 각종 원자재들의 생산이 어려워졌고 이는 전 세계 공급망에 타격을 주게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전기를 많이 쓰는 마그네슘 공장도 가동을 멈추게 되어 마그네슘이 많이 필요한 유럽의 자동차 공장들도 현재 비상인 상황입니다. 유럽 자동차 공장들은 차량용 반도체에 이어 마그네슘까지 겹쳐 생산량 감소의 직격탄을 맞게 되었습니다.
중국은 뒤늦게 내부 탄광 허가를 재개하고 생산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요소수 사태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너머 스태그플레이션?
현 요소수 사태에 대한 지난 포스팅에서도 다루었는데요. 결론적으로 불똥은 한국에 요소수까지 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요소수 못만드냐고 하시지만 물론 요소수는 만들수 있습니다. 요소에 물을 타면 요소수이기 때문에 요소수는 요소가 있으면 만들수 있지만 문제는 원자재인 요소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적 환경 규제를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석탄에서 요소를 생산하기가 쉽지 않고 또 그정도의 대량의 석탄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단가도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90% 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고 유럽의 유로6 기준에 맞추다보니 예전에는 쓰지도 않았던 요소를 쓰게 된 것인데요.
2021.10.31 - [Issue and Free Talk] - 디젤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물류대란?!? (Feat. 중국 수출제한, 인플레이션의 시작?)
여기서 아이러니한건 석탄에서 요소를 생산하는 행위도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친환경 유로6 규제를 위해 환경에 좋지 않은 요소를 생산해서 요소수를 쓰고 있고 중국은 친환경 사업으로 그동안 돈을 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현재 중국은 조용히 호주산 석탄을 다시 수입 재개하였습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도저히 견딜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모자라서 현재 중국은 요소를 만들어낼 석탄도 모자라게 되어 아예 자국내에서 발생되는 요소 수요만 감당하고 수출은 제한해 버리게 된 것입니다.
국내에는 단지 이것이 요소수 사태로만 국한되어 있지만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공장 가동의 중단은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 기사에서 "중국의 에너지 위기가 아이폰에서부터 우유에 이르는 모든 것을 강타하고 있다"며 "중국의 에너지 경색 사태로 인한 충격은 도요타 자동차, 호주의 양 사육 농가, 포장용 골판지 상자 제조업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도 대표적으로 중국의 전력 대란 사태가 초래한 공급망 혼란의 영향권에 우선 들 수 있는 나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력 공급 사태가 초래한 공급망 충격이 기존의 원자재 가격 급등, 반도체 품귀, 해운·항공 등 물류비용 급등 현상과 맞물리면서 인플레이션을 너머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의견도 많은데요.
요소에만 국한하자면 벌써 요소가 필요한 비료의 공급이 줄어들면서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미 빠른 투자자 분들은 요소 생산업체들을 물색하는 것이 아닌 비료 업체, 곡물 및 농산업 ETF 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 매체 차이신은 표면적으로 전력난의 원흉은 석탄 부족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전력난의 직접적 원인은 에너지 소비 이중 통제라고 꼬집었는데 결국에는 대안없는 규제로 인해 이런 일들이 발생되고 있다는 의미 입니다.
현 정부 대책 진행 그리고 석탄의 미래?
현재 국내에서 요소가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바로 경유차와 비료입니다. 특히 덤프트럭의 경우 요소수 10리터를 채워봤자 700킬로정도 운행하면 다시 요소수를 채워야 하는데 요소수가 모자라면 시동이 꺼지게 되어 있어 운행이 안됩니다.
사실 이 요소 가격은 계속 오르기 시작했는데 이제와서 이런 대책을 세우는 것도 문제입니다.
정부는 이번 달 2일 회의를 통해 대책 논의를 하였는데요. 우선 급한 상황인 만큼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하여 급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고 환경부 기술 검토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내주부터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산업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제공 시 산업 분야의 대기 배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등도 환경부와 협의할 예정인데요. 업체들 역시 정부의 대기오염기준에 맞춰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요소수를 사용 중이기 때문에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할 경우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또한 일단 가격 안정화를 위해 매점 매석에 대한 긴급 단속에 돌입했고 중국정부와도 협상을 재개한다고 뒤늦게 발동이 걸린 모습입니다.
중국은 이번 일로 다시 석탄에 대한 규제를 풀었지만 맑은 공기에 대한 민심의 열망이 매우 크고 재생에너지가 범 국가적 사업입니다. 매연이 없고 배터리 재사용율이 높은 전기차에 대단한 투자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도 있습니다.
여러 음모론도 있긴 하지만 점차 석탄 의존도를 낮추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이번 고비를 넘기면 더욱 더 재생 에너지 인프라 확충에 공을 들일 것이고 석탄 비중을 낮출 것입니다. 매번 불이나면 끄는 것이 아니라 미리 이런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런 세계적 추세를 늘 모니터링 하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번 대란을 잘 넘기고 향후 대응책도 잘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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